일벌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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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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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통으로 시작한 벌통이
올해는 6통이 되었습니다.
겨울에 추울까 싶어 둥둥 감아논 천을 입춘 지나서 풀고

뚜껑을 열어보니 잘 살아있어 고마웠습니다.




겨울동안 더 추운날은
나는 따뜻한 방에서 자면서도
'벌이 더 추워서 고생하나!' 생각도 들고
'진드기가 겨드랑이에 파고들어 괴롭히지는 않을까'
'여왕님은 보살핌을 잘받고 있을까'

6통 키우면서 60통 키우는것처럼 벌과 같이 힘을 썼습니다.



한통에
여왕님 한마리
수펄은 1400마리
일벌은 평균 3만5천마리정도입니다.




여왕님이 숨벙 숨벙 1분에 한개씩 하루 3천개의 길다란 알을 낳습니다.
일벌은
알로 3일
애벌레로 6일
번데기로 12일 살다가
21일 만에 뚜껑을 스스로 뜷고 나온 일벌은

일철에는 45일 살고 가을에 태어난 일벌은 6개월을 삽니다.
어린벌은 꿀을 먹으며 기운을 차리고

자기 몸을 스스로 청소하고 단장합니다.

하루를 사람의 한해로 계산해보면

3살까지는 알과 애벌레를 자신의 몸으로 덮어 보온시킵니다.

따뜻하게 자란 벌이 학습능력도 좋고 일도 잘합니다.




3살(태어난지 3일)부터 11살까지

동생들을 양육합니다.

젖도 부어주고 여왕벌의 먹이도 주어야하기에
어른벌이 꽃에서 가져온 꿀과 자신의 체액을 섞어 꿀을 만들고
물과 꿀과 화분을 먹고 로얄젤리를 만들어

어린 동생들에게 젖을 만들어 기릅니다.
하루 1300회를 애벌레방에 방문하여 돌봅니다.
새끼가 어리면 더 많이 방문하다가
차차 줄어들지만 한마리의 애벌레를 키우는데
10000번 정도를 방문하여 새끼를 돌본다고 합니다.
한마리의 벌을 기르는데 참여한 벌의 수는 2785마리였다고 합니다.
15살까지 로얄젤리를 만들며
여왕벌은 일벌들이 만든 로얄젤리를 평생 먹고 살아갑니다.

봉독만들기
금방 태어난 일벌은 독이 없습니다.
봉독은 태어나고 먹이를 먹으면서 독이 만들어지고

꽁무니의 독침 안쪽에 있는 독주머니에 저장되기 시작합니다.
15일령까지만 독이 만들어집니다.
양봉업자들이 장수한다는데
아픈곳을 벌이 잘 찾아서 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몇 십년 아프던게 벌을 쏘여 나았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사람을 쏘면 침과 함께 내장이 나와 몇분안에 죽습니다.


6살(6일령)부터 날아다니는 연습을 하며 따뜻하고 하늘이 맑은날

정오경 벌통앞 가까운 주변을 날아다니는 연습을 하는데

이를 '낮놀이' 또는 '기억비행'이라고 합니다.
우리집의 위치와 태양의 각도를 보고

커서 밖에 나가 반드시 집으로 돌아와야겠다 마음먹습니다.


12살(12일령)이 되면
집짓기
일벌의 배마디에서 나오는 밀랍조각을 앞다리를 거쳐

입으로 전달해서 어 침과 프로폴리스까지 혼합하여

잘 부서지지 않게 일정한 크기와 형태의 정육각형의 집을 짓습니다.
정육각형 한개를 짓는데 걸리는 시간은 4분입니다.

넓다란 판 하나 만드는데 꿀 한병반이나 들어갑니다.
집짓는 일이 벌들에게는 가장 힘이드는 일이며 벌들의 수명이 단축됩니다.



15살(15일령) 청소하기
일벌은 자기 집을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끊임없이 청소하며

불순물은 집밖으로 버리고 쓸만한 것은 집안에 모아둡니다.
죽은 시체도 물고 멀리 날아가 버리고 버리지 못할 큰 것은

집안에서 썩지 못하도록 프로폴리스로 표면을 덥어버립니다.


17살(17일령)이 되면
집안의 온도를 담당합니다.
추워서 애벌레가 병들지 않도록 날개짓을 해서 열을 발생시키고
더우면 물을 떠다가 온도를 식히기 위해 날개짓을 합니다.
꿀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쉼없이 날개를 젓습니다.


18살(18일령)이 되면
꿀을 모으려 밖깓일을 합니다.
하루 14번 정도 들락거리며 티스픈 반개정도의 꽃꿀을 모으기 위해

5000개에서 10000개의 꽃송이를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45살(45일령) 집지키기
태어난 일령에 따라 필요한 일에 종사하기에 자기일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갑니다.
그 중 기력이 쇠혀여진 노인이 되면 집을 지킵니다.

날씨가 더우면 벌통밖으로 나와 잠을 자고

추운 겨울날에는 제일 밖에서 안쪽의 나이 어린벌들을 보호하다가

너무 추우면 양파 껍질벗겨지듯 우수수 죽을때 제일 먼저 죽습니다.
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벌침을 쓰는 벌의 대부분이 늙은 벌입니다.

일벌이 평균 4,000km를 달리다가
할일을 다하고 죽는 순간에 이르면 하늘로 날아올라

날개 힘이 있는데까지 날아가 숲속이나 풀속에 떨여져죽습니다.

후손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함입니다.



일벌의 일생입니다.
사람의 일생은 더 찬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