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노각
작성자
빙그레
조회 811회
날짜 23.08.25

본문
장마가 지나간 다음에
밭에 야채들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상추는 아예 없어지고
오이 15개 심었는데
5개가 줄기와 잎이 뼈처럼 말랐습니다.
살아있는것과 죽은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 하 ~
죽은 애들은 노각을 만들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것은 오이가 없었습니다.
씨를 맺었으니 할일 다 했다 이거죠.
호박을 심습니다.
밤알만한 열매가 맺으면 주변에 가지말아야 합니다
잎이라도 건들면 열매가 신경질 나서 똑 떨어집니다. 호박은 많이 내어주는 만큼 성깔도 있습니다
어떤 부침보다 맛있는 호박잎 부침개를 아시나요?
이번 밭에 심은 호박은 잎만 따먹어도 좋습니다.
호박 따는 시기 놓치면 늙은 호박이 되는데
씨 만들었다고 한참 놀다가 호박이 열리기에
바로바로 따주면 애호박은 태어나 씨맺어보려고 늙은호박 될때까지 따면 열고 따면 또 열고 일 엄청 열심히 합니다.
안봉리 살았을때 동백나무타고 올라간 오이는 매운 찬바람 불때까지 열렸습니다.
고추도
파란고추 계속 따먹으면 왠만하면 탄저병 안온다는것도 알았습니다.
순환이 되면 싱싱합니다.
하얀 박꽃에 대한 마음은 설레입니다
밝은 달빛에 마음까지 새하얗게 될것같아
볼때마다 순수해집니다
뭐 실수한것 없나
검은 물이 든것 없나 생각하게 합니다.
일부러 밤에 나가봅니다
밤에는 박꽃이 피고
낮에는 수박꽃이 피고 열매가 맺습니다.
수박이 박맛이 안나도록 되도록이면 멀리 심었습니다.
산에 머루를 따는데
너무나 초라한 머루 열매를 보며
"너는 왜 그모양이니?" 머루에게 물었더니
5-6알 달린 머루가
"이게 최선입니다. "
책에서 읽으면서 아하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최선 아닌게 없었습니다
나도 최선
너도 최선
술마시는 아버지들도
내려보는 어머니들도
유트브가 기이합니다
배우러 간자리에
그곳 선생님이 먼저알아봅니다
동영상 잘보고있다고
또 다른곳에 배우러 갔는데
왜왔냐 합니다
동영상보니 여기 올사람 아니라합니다
배워서 아~하 할수있다면 어디든 간다했습니다
엄마는 딸이 유트브에나오는게 신기해하고
딸은
다알지못하기에 상처주는 말도 있고
잘난척하는 말로도 들릴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큰선생님께 여쭈니
즉설은 많아도 즉답은 너가 유일하다
계속 하거라
아버지와 엄마가 티격태격 합니다
젊을때부터 남과 어울리는것에 재미가 없던 아버지는
노인정은 안간다 하시며 밭일하는게 취미이고
80이 넘은 엄마는 복지관에 댄스 회장직을 여러해 맡고 있고
영어도 배우고 그림도 배우려고 옷단장을 하고
세살 많은 아버지는 엄마가 색끼라도 뿌려서
자신 소외시키는건 아닌지 노심초사 합니다.
아버지에게는 인자함을
엄마에게는 색끼를 없애고
아버지의 애타는 마음을 역지사지해 보게합니다.
효도 한번 해보고 싶어도 돌아가셔서
허공에 대고 사랑을 전하는 회원도 있겠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 더잘해드렸어야 했나요 후회되시나요?
그럼 다음 생 이월입니다
또 불효하고 후회합니다
털어버리세요
그때는 돈도 시간도 없고
철도 없고 사는게 팍팍했었고
그게 최선이였고 완벽이였습니다
부모님의 세상 완벽했다
나의 세상도 완벽합니다.
지금 이순간 아직도
부모님이 미운 회원
댓글 달아보세요
찌꺼기가 먼지처럼 날아가
다음생 부모님과 어떤인연이라도
만난다면 서로 알아보고
좋은말 고운말 서로 쓰다듬으면서 살아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