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어버린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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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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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센터에는 입원처럼 완전 입소가 있고,

낮 시간에만 보호하는 주간보호센터가 있는데 정원이 10 여명입니다.

''나 집에 가야해!''를 하루 죙일 할머니 한분이 

일 백번 한다면 두 분만 그 소리해도 매번 답 해주기에는 참 많이 버거웠습니다.



치매 초기는 자신의 기억력이 한참 떨어진 것을 알고

가족이 눈치 못채도록 조심하는 기간이 2ㅡ3년 되지만

그 조심 조차 잊어버리면 가족에게 들켜버립니다.

70세 넘어 낮에 정신 없이 밤처럼 주무시고,

밤에 깨어 있는 날이 10일 계속되면 치매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전두골인 앞머리가 망가지면 끝 없이 걸어 다닙니다. 

꿈에 부풀던 20대 나이.꽃피는 마을 어귀 지나 

기억속에 내 살던 집을 찾아 가는 것인데 그런 집은 없으니

지칠때까지 걷고 또 걸어 산속을 헤매이다 온몸이 가시에 긁혀 

발견되거나 도로위를 걷다가 사고를 당했던 할머니들도 있었습니다.

치매센터에는 배회로가 따로 있어 하루종일 걸어도 

그 자리인 것이 마음 짠합니다.


측두골인 옆머리가 망가진 할머니는 대부분 가정만 생각하고 

아들을 애인으로 의지하며 살았기에 치매인 

와중에도 며느리는 적군으로 생각합니다.

''저년이 밥안주고 나를 때려'' 

이런 말들을 하고 매일 밤 이불 호청을 뜯고

마당에서 똥 싸면 된장인 줄 알고 된장 단지에 넣어 휘젖고 

방에서 똥 싸면 흙벽 만드는 찰흙인줄 알고 벽에 칠을 했던 것입니다.


두정골인 뚜껑 머리가 망가지면 젊을때 풀지 못한 

성적 욕망으로 입에 담을수도 없을 만큼 망측한 

성적인 욕과 행동을 하며 옷 다 벗고 집 밖을 돌아 다닙니다.



치매가 진행될수록 전에 봐 오던 내어머니 아버지가 아닙니다.

자신이 살면서 가장 찬란한 시절이 40대였다면 

그 시절을 기준으로 그 이전 것만이 생생하고

그 이후는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지워버릴까요.

가장 큰게 배우자의 외도이고 

마음의 한을 풀지 못하고 계속 삭혔다든지, 

의지했던 배우자 사망과 낯선환경으로 이사 가는것.

원인을 살펴보면 자신이 주체가 아니고 타인에 의지해 흔들린것을 알수있습니다.



치매 (어리석을癡, 어리석을呆)

'하늘도 무심하시지!'

무심코 내뱉은 말이지만 큰일날 소리입니다.

자식이 속 끓이고 남편이 힘들게 하는거 모두 다 내 문제이고, 

출발은 나에게서 시작합니다.

가만 생각하면 

자신이 살면서 차곡차곡 함정을 파고 

그 곳에 빠져놓고 원망을 하늘로 돌리면 내가 없어집니다.



우리는 할수 있는게 하나 있습니다.

하늘에, 땅에 그리고 이렇게 살아감에 감사 또 

감사만이 가슴에 가득하면 어리석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