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
작성자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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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실에 아가들 중 입원기간이 오래된 고참들은
배꼽시계가 울리면 자다가 눈을 뜨고
밥 달라고 시작합니다.
그럼 여기 저기서 자고 있다가 시끄러워 깨보니
그때서야 배고파서 따라 울고
새로 들어온 신참은 어리버리 따라웁니다.
많을땐 건강한방 아픈방 합처 80여명의 아가들
우는 소리 귀에 쟁쟁
직원들 자리잡고 안아서 우유 먹입니다.
누가 가르켜주지 않아도 쪽쪽 먹는 모습이 참으로 예쁩니다.
빌리루빈 수치 높아서 형광등 불빛 아래 홀랑 벗고
나란이 엎어져 눈에 검은 안대를 한 황달아가들
침대 청소하다보면 배꼽이 말라 떨어져 있으며
주어서 휴지통에 버립니다.
탯줄이 꼬여 목을 조른 아가는 죽어서 태어났는데
몇일뒤
목에 태줄 몇바퀴 감고 태어난 아가는 목에 표시는
있지만 시간 지나면 없어지니 태줄이 목 안조른 것만도 다행
복부 껍질 피부가 없이 태어난 아가는 창자가 밖으로
노출되어 마르지 말라고 연신 생리식염에 뭍인
가제로 덮어 주어도 몇일 살지도 못했습니다.
가슴이 붙어서 나온 샴 쌍둥이는
서로 보고 울어대지만 부모가 포기한다고하면
병원에서도 어쩌지 못하고 사망시간을 기록해야 해서 근무 시간 내내 들여다 봅니다.
방사선과 의사인 남편 얼굴이 하앟게 질려 있어 보니
세번째도 아내가 무뇌아를 임신 뇌가 없고 얼굴만 있어
나오자마자 숨을 안쉬어 한지로 꽁꽁 사서 보관합니다
아들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딸도 아닌 성기를 가진 아기도 태어났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세월지나 원인이
임신하고 플라스틱에 밥담아 전자렌지에 계속 돌려
먹으면 환경호르몬이 나오는데 자궁이 봤을때
자기 홀몬인줄 알고 배출을 안시킨 탓입니다.
손가락이 7인 아가도 봤고
구개파열인 언청이 아가도 있었고
860g으로 태어난 아가는 인큐베이터에서
하루 하루 온몸으로 생사를 오가며 몸무게를 늘렸습니다.
5.05kg로 태어난 아가는 나올때 어깨가 너무 커서
걸려있다가 병원의 산부인과 과장 의사들이 총출동하여
축 늘어져 자연 분만한 상태여서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는데
직윈들이 책가방 사줘야한다고 할만큼
덩치가 컸던게 생각납니다.
알콜중독인 사람의 정자는 튼튼하지도 날래지도 않고
흐물흐물 비틀거리며 난자에게 도착하니 태어난 아가도 온전해 보이지 않습니다.
분만실밖에서 꽃다발 들고 대기하는 남편들도 있고
아기때어날때까지 남편 욕을 하고 보이기만 하면 집어 뜯는 산모도 있습니다.
재왕절개 두번째하는 산모는 수술실에서
먼저 생긴 상처만 가위로 잘 잘라 쓰러기통에
휙 집어던지는거 보고 처음에 놀랐는데 자꾸 보니
상처 많으면 쓸모 없으니 그게 좋은 방법이였습니다.
양쪽 나팔관에서 왼쪽 오른쪽 한달씩 번갈아가며 난자가 나오기에
한쪽으로 잘 이리 오라고 난자 냄새를 풍깁니다.
3억마리 중 한마리가 난자에 머리를
박는 순간 더 이상 못들어오게 벽을 칩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대단한 존재입니다.
손가락 발가락 모두 온전하고
밥 먹을수 있는 힘이 있고
나를 생각해 주는 식구가 있고
내일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이 있습니다.
실패한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핑계를
가져다 붙이고 남탓을 합니다.
성공한 사람은 내안에서 문제를 찾고 방법을 연구합니다
식구 중 누가 아프고 힘든게 내눈에 띄었다면 내 문제가 되고 내 탓입니다.
나를 연구하고 나를 고치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모든 문제의 답은 나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