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 남편 전생치유를 마치며
작성자 그냥살아요(진주1/파주)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202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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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편이 환갑이 되었다. 전생치유는 환갑 선물이었다.

내 전생치유를 하고 보니 이제껏 내가 200의 나로 애쓰고 살았구나, 겹겹이 쌓인 감정을 풀어내면서 현생에서도 전생의 삶을 살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면서 한결 가볍게 살고 있다. 남편에게도 전생치유가 필요한 것 같아 권했더니 선뜻 해 보겠다고 해서 신청하였다.

남편은 5남매의 막내로 부모님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자랐다. 그래서 결혼 후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몇 년의 직장 생활을 끝으로 실직하여 경제적으로 아내에게 의지해야 했기 때문에 아내인 나에게도 미안함이 컸을 것이다.

남편은 아버님 나이 40에 얻은 막내아들이라 올해로 아버님 연세가 100세가 넘으셨다. 아버님은 그리 건강하신 분이 아니라 근 20년을 누워서 지내셨다. 위독하시다고 구급차 불러 응급실로 달려가는 것도 매년 있는 일이었다. 그 때마다 아들 딸들이 달려오고 한 열흘 병원에 입원하시면 또 생생하게 살아 돌아오는 일이 매번 되풀이되었다. 이삼일에 한 번씩 약국에 들러 각종 약들을 사오고 아버님 드실 죽이며 빵이며 떡이며 간식거리들을 사다 나르는 일에 점점 지쳐갔다.

어머님도 이미 아흔이 넘으신 고령인데 아버님 수발 드느라 이러다 아버님보다 어머님이 먼저 가시지는 않을까 싶게 어머님도 지쳐가셨다.

빙그레 선생님 1차 줌이 있기 며칠 전, 아버님이 화장실 다녀오시다 넘어지셨다. 고관절 골절이다. 병원에서 수술을 하기로 하고 수술 전날 1차 줌에 참석했다. 남편의 전생에서도 우리는 서로 엮여 있었다.

남편은 왕이었고 난 그 왕을 좌지우지하는 대신이었다. 어머님은 상왕이었고 아버님은 충성스러운 하인이었다. 권력이 있었으나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왕, 그 왕의 신임을 업고 실권을 쥐고 있는 신하.

남편은 '내가 나에게 좋은 사람으로 살아보겠습니다'라는 숙제를 갖고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로 응원하는 관계로 가슴 활짝 펴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셋팅해 주셨다는 빙그레 선생님 말씀이었다. 하늘의 도움으로 살아온 나, 하늘에 내어맡기며 하루하루 선물처럼 살라고 말씀하셨다. 남편에게 이 말을 전하자 남편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결혼하고 서른 해가 훌쩍 넘어 몇 년이 더 흘렀다. 좋고 기쁜 일보다 원망스럽고 서운했던 적이 더 많았던 시간들이다. 그 때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당신을 만났을까?' 하고 푸념 섞인 원망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현생에서도 전생과 다름없이 내가 알아서 다 할테니 당신은 그저 가만 있어 하고 모든 걸 내 마음대로 한 것이었다. 남편의 전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동안 내가 만든 거짓 감정놀음을 했음을 깨달았다. 그 누구도 나더러 그렇게 살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었다. 우린 이렇게 수없이 만나고 숙제를 풀지 못해 또다시 만난 것이다.

전생치유 1차 줌이 있고 3주가 지났다. 그동안 아버님 고관절 수술도 잘 끝나고 2주간 입원하여 경과도 좋았다. 자연스레 주위에서도 더 이상 집에서 모시는 건 무리라고 하여 요양원에 모셨다. 하나의 매듭이 지어진 듯하다.

그리고 어제 큰선생님 상담이 있었다. 이 모든 일이 전생치유 받는 3주 안에 일어난 일이다. 전생에서부터 가져온 감정을 정리하면서 평생 남편이 짊어진 부모님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남편 전생치유였지만 내가 훨씬 많이 위로받고 치유되었다. 내 안에 다 있는 걸 그동안 밖에서 구하느라 애쓰고 살았다.

큰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SF영화 속 장면처럼 우주여행을 떠나는 비행사가 우주여행에 필요한 장비며, 치료 도구들을 몸 안에 다 장착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잠을 자는 동안 자연스레 회복되는 신비한 우리의 몸, 가만히 앉아 집중하면 네비게이션이 눈 앞에 펼쳐지고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좌표로 찍히는 그야말로 완벽한 몸을 지닌 여행자인 것이다.

마음 속 감정의 지꺼기들을 걷어 내고 돌들을 들어내고 나면 마음 그릇 바닥에 숨어있는 사랑이 드러난다고 한다. 하늘 동그라미에 와서 사랑을 어떻게 하는지 배운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상대의 하늘을 인정하면서 못난 나도 100점이고 부족해 보이는 너도 100점이고 지난간 일에 대해 그 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받아들이는 것. 이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걸 몰라 그동안 마음을 끓이고 화를 내고 슬퍼하면서 살았구나 깨닫는다. 그리고 이걸 가르쳐주신 큰선생님과 빙그레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1차, 2차 줌 내내 함께 있어준 지원장님, 교육부장님 응원에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 부부는 아침에 미고사를 한 후 다음의 대화를 추가로 나눈다.

"오늘 하루도 뭐?"

"선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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